(시리즈 #3. 위험한 이유 2.)
(이 글에 담긴 내용은 실제 사건과 피해 사례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돈이 오가지 않더라도, 친구나 지인들과의 생활 속에도 ‘위험’은 항상 숨어 있다.
한 대학교 친구들 열댓 명이 운동 시합을 마치고 강남 먹자골목에서 1차 회식을 하고, 2차로 포장마차로 옮기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은 한 친구와 그 가정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먹자골목에서 학생 일행에게 시비를 걸던 한 남성이, 학생 중 한 명의 돌려차기에 맞아 넘어지면서 주차된 차량 바퀴에 머리를 부딪혀 현장에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건은 순식간에 벌어졌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경찰은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한 채 남학생 일행 약 9명을 연행했지만, 학생들은 발차기를 한 친구를 지목하지 않았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경찰서에 학부모들이 도착하며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그 중 한 학생은 1차 회식 때 이미 만취 상태였고, 조사가 불가능해 유치장에서 누워 있었다. 그런데 이 학생의 집안이 상당히 부유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 학부모가, 다른 학부모들을 설득하며 “저 아이가 했다고 하면 우리 아이들은 형사처벌도 받지 않는다, 배상도 저 집에서 하게 하자”는 음모를 꾸며 가담시켰다.(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그 학부모의 자녀가 돌려차기를 한 실제 가해자였다.)
그 학부모는 학생들에게 “다들 술에 취해 아무것도 못 봤다고 하라”고 지시했고, 학생들은 형사처벌이 두려워 입을 다물었다. 2차 장소였던 포장마차에서 그 장면을 봤다는 ‘가짜 목격자’까지 매수하여 내세웠다.
그 목격자는 경찰로 와서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키가 크고 옷 색이 이러했다”고 말했고, 하필이면 그 특징은 유치장에 누워 있던 학생과 일치했다. 조작된 증언이었다.
경찰은 그 진술을 근거로 그 학생을 가해자로 특정했다.
다행히 유치장에 도착한 그 학생의 부친이 의심을 품고, 함께 온 여학생들로부터 “그 학생은 1차 회식 때 만취했고, 우리가 부축해서 옮겼다”는 진술을 들었다. 그러나 경찰은 여학생의 증언보다 가짜 목격자의 진술을 우선시했다.
결국 검찰은 기소했고, 부친은 대법원까지 3년 넘게 싸웠지만 무죄를 입증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끈질긴 노력끝에 목격자가 매수된 사실을 밝혀내 형사처벌을 받도록 만들었고, 재심을 통해 아들의 무죄를 인정받기까지 7년이 걸렸다.
그 아버지는 평생 모은 재산을 탕진하며 아들의 억울함을 벗기려 했고, 아들은 아버지의 고통을 보다 못해 “이제 그만하시죠”라고 만류한 적도 있었다.
성인이 된 친구들 사이에서, 한 학부모의 이기심과 이에 동조한 친구들의 비정한 선택은 한 가정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그 학생은 친구들과의 회식 자리 한번 참석했다가 국가대표 선발에서도 제외되고, 학교를 졸업하면 장교로 입대하려던 계획도 무산되며 인생 전반이 망가지는 혼돈을 겪었다.
이 사건이 말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도, 예상치 못한 사고, 금전적 손해, 법적 책임이 따르는 순간에는 관계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친구라는 관계는 서로가 좋은 상태일 때만 유지되는 ‘조건부 신뢰’일 수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성인이 된 후 오랜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친구의 집 주소, 가족, 직장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친구의 연락처나 메신저만 알고 지낸다. 막상 연락이 끊기면, **직접 찾아갈 방법조차 없는 ‘허상의 관계’**였다는 것을 그제야 깨닫게 된다.
자신의 친구가 연락을 끊었을 때, 과연 직접 찾아갈 수 있는 친구가 몇이나 될까?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친구를 다른 친구에게 함부로 소개하지도 말고, 소개받을 때도 경계를 늦추지 말자.
사기꾼들은 성실한 사람과의 관계를 이용해 자신을 믿을 만한 사람처럼 포장한다.
친구를 따르는 것은 인간적인 일이지만, 위험성 판단도 하지 않고 따를일은 아니다.
감정은 함께해도, 법적 책임은 나도 따로 져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친구말을 믿었다가 실수를 했다고 해봐야 법이 “아 저런 억울한 경우네요.”하며 봐주지 않는다.
판단이나 법적 책임은 언제나 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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