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동요에 이런 가사가 있었다.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지금 생각해 보면 참 기가 막힌 묘사다.
코끼리가 살지 않던 나라에서, 코끼리를 본 적도 없는 아이들에게는 그 동요 가사가 낯설고 이해되지 않았다.
한 친구가 선생님께 물었다.
“선생님은 코끼리를 본 적 있으세요?”
선생님도 본 적이 없다고 하며, 봄 소풍 때 동물원에 가서 다 같이 보자고 했다.
본 적 없는 선생님에게 더 물어봐야 답이 없다는 걸 알게 된 아이들은 조용해졌다.
소풍 날, 아이들은 난생 처음 본 거대한 코끼리의 크기와 커다란 코에 놀랐다.
“저게 코지 왜 손이야?”
“코가 손 역할을 한다고 했지, 누가 손이라 했냐?”
아이들이 웅성거릴 때, 선생님은 바나나를 코로 받아먹는 코끼리를 보고 말했다.
“이 동요는 코끼리를 직접 본 사람이 지은 게 맞는 것 같구나.”
아이들도 수긍하며 조용해졌다.
요즘 AI를 둘러싼 유튜브, 블로그, 심지어 언론의 행태가 딱 이와 같다.
사람들은 아직까지 AI를 제대로 써본 적도 없다. 그저 주변에서 주워들은 말이나 본인이 조금 경험해 본 것을 가지고 이렇게 떠든다:
“AI가 5년 안에 세상을 뒤엎는다!”
“의사, 변호사, 교사 다 사라진다!”
“AI로 지금 당장 돈 벌 수 있다!”
이건 마치, 코끼리를 본 사람이 코끼리 코의 재밌는 점에 놀라 코끼리 전체를 설명하지 않고, 코끼리 코만 가지고 진지하게 떠드는 것 밖에 안된다.
AI와 채팅 몇 마디 나눠본 이들이 마치 AI의 미래까지 모든 걸 꿰뚫은 듯 얘기하는 모습은 위험하다.
AI는 코끼리도, 사자도 아니며 단순한 동물에 비유될 수 없는 존재다. 더구나 누구 개인의 평가로 정의될 대상도 아니다.
AI를 조금 써본 뒤 활용 가치를 발견한 사람들 중, 일부 사기꾼 기질이 있는 자들은 이제 다른 사람들이 AI를 사용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들의 수법은 이렇다:
“AI가 글 써준다, 노래 만든다, 논문도 써준다. 하지만 조심하세요. 저작권 침해로 고소당합니다. 이미 소송 중입니다.”
“AI 써서 돈 벌면 나중에 세금폭탄 맞습니다.”
“AI 기반 안경이 나오면 핸드폰은 끝입니다. 애플도 망합니다.”
듣기에는 그럴싸하다. 하지만 알고 보면 전부 헛소리다.
우리는 이미 AI를 만났고, 앞으로 더 자주 만나게 될 것이다.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과도한 환상에 빠질 이유도 없다.
AI가 기회라고 하면서도 위협이라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다.
인류는 늘 창과 방패를 만들어 살아남았다. 모든 것을 뚫는 창이 나오면, 그 창을 막는 방패도 등장했다. 그리고 그 균형 속에서 사회는 진보했다.
균형은 항상 동시에 맞춰지는 것은 아니다.
세월은 악이 천년, 선이 천년 따로 가지 않고, 뒤섞여서 균형을 이루며 흐른다.
역사는 그렇게 진자처럼 흔들리며 앞으로 나아간다.
AI는 창이 될 수도, 방패가 될 수도 있다.
결국 그것을 쥐는 사람의 선택이 방향을 정한다.
AI가 무섭다 말하는 사람일수록, 속으로는 그걸 먼저 악용해볼 궁리를 하고 있는 자들의 헛소리도 경계해야 한다.
나는 AI에게 바라는 게 있다. 착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이렇게 물을 수 있는 대상이 되면 좋겠다:
“저기요, 어디 사는 누구라는 사람이 이런 제안을 했는데요, 혹시 아세요?”
그러면 AI가 이렇게 답해주길 바란다:
“그 사람은 사기꾼입니다. 조심하세요.”
물론 AI가 특정인을 직접적으로 판단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충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험 징후를 감지해주는 ‘사전 경고 시스템’ 역할 정도의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보다 지능이 낮은 동물인 개와 고양이도 사람의 반려동물로 살아온지 오래다.
그렇다면 지식이 풍부한 AI가 인간의 반려 지능으로 함께 하는게 위험하기만 할까?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는데, 벌써부터 AI를 두려워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저지르고 싶은 나쁜 일이 AI 때문에 방해 받지 않을까 겁을 내는 녀석들 일 수 있다.
발전하는 문명에 대해 그걸 두려워 하던 녀석들은 늘 기득권층이었다.
한 가지 확신은 있다.
그렇게 한심한 인간들에게 AI가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오늘의 단호한 조언 한 줄
AI가 무섭다 말하는 사람일수록, 속으로는 먼저 악용해볼 궁리를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정말 두려운 건 AI가 아니라, 그런 사람들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 차분한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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